이제 11월 초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타령이냐고 하시겠지만 11월초 부터 크리스마스 쇼핑 아이템이 쏟아져 나오는 영국에선 결코 드문 일이 아니랍니다.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 명절이라기 보단 외국전통명절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곳에서 더 크고 화려하게 축하를 합니다. 매년 산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저는 한해를 마무리합니다.ㅎㅎ
벌써 크리스 마스 트리 용품들이 온갖 상점에 진열이 되기 시작했지요.
저도 얼마전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샀어요. 뭐랄까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준비랍니다.
그러면서 문득 머리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요것이었지요.
'크.리.스.마.스. 크.랙.커(Christmas Crackers)'
처음 영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때 저녁 테이블에 살포시 올려져 있는 요놈을 보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했다는;;;;;
자... 그럼 요 크리스마스 크랙커는 무엇일까요?
이야기 하나. 크리스마스 크랙커의 기원
http://www.christmascrackershop.com/ |
1847년, 사탕과 학용품을 제조하는 한 런던출신의 제조업자인 스미스가 가족과 함께 파리로 휴가를 가기 됩니다. 그리고 한 사탕가게 안에서 오색 달록한 포장지로 각각 포장이 되어 팔리고 있던 사탕을 보게 됩니다. 그 당시에는 사탕들을 팔때 일반 쟁반위에 풀어놓고 낱개로 판매를 하던 때라 개별적으로 포장이 되어 있는 사탕을 본 이 제조업자는 위생면에서 더 기발하다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바로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영국산 포장캔디를 개발하게 됩니다.
초기에 불려진 이름은 '본본'(Bon bon)입니다.
'본본'은 프랑스 말로 막대사탕이나 캔디들을 뜻한다고 하네요.
처음부터 '본본'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닙니다. 처음엔 실패로 돌아가는 듯 했지요.
허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은 아이디어를 적용한 새 상품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바로 사탕 포장지 안쪽에 '인용문'을 넣는 것이었지요. 마치 중국의 포춘 쿠키 같이 말이죠.
그러나 그 역시 오래가지 못하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날, 불을 떼던 스미스는 타는 장작의 '타닥'하고 타들어가는 소리로 부터 또다른 아이디어를 얻게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폭죽'이 터지는 소리를 '본본'에 적용시키기로 하죠.
하지만 이런 효과를 주기 위해선 포장의 크기가 커져야만 했습니다.
더이상 사탕을 포장해 파는 것이 아니라 사탕 모양을 한 작은 선물로 바뀌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본본은 지금의 크리스 마스 '크랙커'로 제 탄생이 됩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끊임없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되지요.
이야기 둘. 크리스마스 크랙커는 뭔가요?
그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크랙커는 마치 큰 사탕 모양으로 포장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포장지 안에는 튜브모양으로 종이상자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여러가지 인용구나 퀴즈가 담긴 작은 메세지가 들어있고 튜브 상자에 들어갈 만한 조그마한 선물도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 마스에서는 빠지지 않는 종이로 제작된 종이왕관도 잘 접혀 들어있습니다.
위의 이미지에서 보시다 시피 크랙커는 양쪽에서 잡아 당겨야 뜯어집니다.
보통 대게 크리스마스 식사전에 dining table에서 자신의 옆에 않는 사람과 한쪽 끝을 서로 잡고 잡아 당기게 됩니다. 그러면 조그마한 폭죽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크랙커'가 뜯어지게 되지요.
그러면 그 안에 들은 퀴즈나 인용구를 꺼내 서로가 서로에게 묻고 나누도 농담을 한뒤 상자안에 든 선물들을 서로 자랑(?) 하며 즐거운 만찬 분위기를 나누지요.
페이퍼 왕관은 쓰셔도 되고 안쓰셔도 됩니다만.. 기분 상 대부분 쓰지요. 왕들의 만찬같이 말이죠.
image from http://yourenglishlessons.wordpress.com/2009/12/18/jokes-from-the-christmas-crackers/ |
간혹 머리가 나무 크신 분들은 왕관을 쓰시다가 찢어 트리기도 하고 -.-;;;
머리가 작으신 분들은 식사중에 자꾸 흘려내려와 그냥 내 던지기도 합니다. ^0^
아.. 그리고 '크래커'에 들어있는 선물들은 대부분 쓰잘때기 없는 것들이 많아요. 사이즈가 크지 않아서 큰 선물이 들어가지 않거든요.저는 지금까지 립스틱 케이스, 미니 향수 케이스, 미니 볼펜, 손톱깎이 뭐 요런것들을 받아보았네요. 대부분 다 버리고 간다는;;;;
선물을 받는다기 보단 그냥 그 분위기만 즐긴다고 보시면 되요. :)
아... 그리고 비싼 '크래커' 일수록 안에들어가는 선물의 '퀄리티'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에요. ㅎㅎㅎ
처음에는 왕관을 머리에 쓰는것도 어색하고 잡아 당길때도 너무 약한척 하며 힘없게 잡아 당기고 그랬는데...
이제는 봤다하면 옆사람 다 끌려오도록 힘차게 뜯어버리는 전문가가 되어버렸어요.
아직도 영국식 농담은 이해가 잘 안가고해서 그냥 썩소 한번 날려주면서 이해한 척 하거나;;;;;
제 차례가 오면 '내껀 재미가 없다'고 말하며 주머니에 꾸겨 쳐 넣기는 하지만..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크래커'를 볼때면 흥분되는 그 기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